라디오스타

from 감상 2006/10/06 19:09
'라디오스타'는 한 마디로 말해, 볼만한 영화였다. 최근 본 영화 중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처럼 눈물을 자아내기 위해 억지로 급조된 결말을 만들어내지 않았고 스토리 진행이 그럴듯하면서도 괜찮은 영화였다. 왠지 칙칙해보이는 콤비인 박중훈과 안성기는 영화 속에서 왕년 스타와 왕년 스타를 끝까지 보필하는 매니저 역할을 아주 잘 소화해냈다.

자기가 아주 잘 나가는 가수인줄 아는 박중훈(최곤)과 아주 잘 나가지 않는다는 것을 알지만 그 없이는 자신 또한 아무 것도 아닌 사람이 될 안성기(박민수), 이 콤비는 영화 속의 대사처럼 서로를 비추어 빛을 발하는 연기를 보여준다.

뭔가 모르게 고전적이면서도 칙칙한 이 영화는 영화 중반부 즈음에 초록다방의 '김양'이 라디오 즉석 게스트로 초대되면서부터 변화를 시작한다(이 변화 또한 혹자에 따라선 별다른 감흥없이 다가왔을 수도 있지만). 박중훈이 영월에서 진행하는 '오후의 희망곡'은 그야말로 영월 주민을 위한 신문고이자 개개인의 아픔과 고통을 담아내는 방송이 되고 전국적으로 인기를 끌기 시작한다.

영화의 재미는 이렇게 자질구레한 일상을 라디오라는 공식 채널을 통해 뿜어내는 부조리함과 그에 따른 웃음 유발, 개인의 고민거리와 슬픔, 아픔을 만인에게 노출시키고픈 분출욕과 그에 따른 공감대 형성의 두 요소로 이루어진 듯하다.

내가 가끔 가슴 따뜻한 책, 영화를 비난하기도 하지만 '라디오스타'는 비난하기에는 너무 엉성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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