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의 남자

from 감상 2006/04/02 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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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거리 하나, 영화 속에 등장하는 형형색색의 의상과 건물들이 눈을 즐겁게 해준다. 그것이 굳이 한국적이었기 때문에 내 시선을 끌어잡았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마치 영화 '게이샤'를 볼 때도 그랬던 것처럼 다채로운 원색의 고풍스런 의상들이 시선을 사로잡았던 것은 사실.

볼거리 둘, 줄타기와 재주넘기 등의 잔재주. 곡예는 아무나 할 수 없는 일이다. 그리고 위험한 만큼 보는 이로 하여금 가슴떨리게 하는 일. 사람들은 행여나 실수라도 하지 않을까, 어떤 재주를 보여줄까라는 기대심에 영화에 집중하게 된다.

볼거리 셋, 입담. 감우성의 약간 시니컬한 어조와 해학이 만나 쏟아붓는 입담은 보는 이를 웃게도 긴장하게도 만든다. 자신들의 광대짓으로 돈을 벌고 목숨이 오락가락하는 판국에서도 쫄지 않고 대담하게 펼치는 말솜씨는 들을 만한 꺼리.

볼거리 넷, 이준기의 여성미. 이준기가 중성적인 이미지를 풍겼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오히려 이준기는 여성에 가까웠다. 몸과 목소리를 제외하고는 여자라고 해도 손색이 없을만큼. 이준기 얼굴을 가진 여자라면 한번 사귀어 볼 의향도. ㅎㅎ (물론 그 여자가 날 좋아해줄지는 의문이지만)

볼거리 다섯, 미친 왕(연산군(새 창으로 열기)인가?;;). 점점 폭주해가는 왕의 모습은 긴장감을 늦추지 못하게 한다. 광대짓에 미쳐갈수록, 이준기에게 빠져들어갈수록 대담해지며 포악해지는 왕.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 사람(이준기)에게 집착하는 왕의 모습에서, 그리고 과거와 선왕의 그늘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왕의 모습에서, 이준기의 조그만 장난짓에 즐거워하는 왕의 모습은 연민의 정을 느끼게도 한다.

볼거리 여섯, 광대와 왕 사이의 교감과 카타르시스. 왕을 데리고 놀겠다는 어처구니 없는 광대의 발언, 광대짓을 보고 웃음을 참지 못하며 그 사이에 끼어드는 왕. 더군다나 광대에게 절까지 하는 왕. 자신의 아픈 기억들을 광대에게 고백하는 왕. 왕과 광대의 신분 차이는 너무도 멀지만 그들이 똑같은 사람의 감정을 지니고 있다는 것을 확인시켜주었다.

볼거리 일곱, 자세히 기억나지는 않지만 나의 시선과 귀를 즐겁게 해주었던 또 다른 그 무엇. 전체 플롯도 한 몫을 했을 것이며 조연들의 속에서 배어나오는 유머와 푸념들. 초라해보이는 광대의 행색 등등 간만에 심취해서 볼 수 있었던 영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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