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생수

from 감상 2006/04/09 0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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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봤던 만화들 중 몇 안 되는 수작(秀作) 중의 하나라는 생각이다. 위의 표지에서 보면 알 수 있듯이 내용이 결코 유쾌하지는 않다. 잔인한 묘사도 많다. 그리고 전반적으로 음침하고 우울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 기억 속에 오래도록 남아있는 이유는 만화가 담고있는 얄팍(?)하지만 강렬한 철학 때문일 것이다.

어느 날, 하늘에서 날아온 생명체들. 이 생명체(기생수)들은 자기들이 어디서 왔는지도 모르고, 왜 살아야 하는지도 모를 뿐더러, 혼자서는 살아갈 수 없는 존재들이다. 이들은 인간의 뇌를 장악하여 같은 종족(인간)을 잡아먹는 본능을 지니고 있다. 왜 그래야 하는지는 그들 자신도 모른다.

그러나 만화 전반부에 보인 묘사에서 이들 기생수들이 어떤 목적을 지니고 왔는지는 대충 짐작이 가리란 생각이다.

지구에 사는 누군가가 문득 생각했다. "인간의 수가 절반으로 준다면 얼마나 많은 숲이 살아남을까..."
지구에 사는 누군가가 문득 생각했다. "모든 생물의 미래를 지켜야 한다."
"인간이 100분의 1로 준다면 쏟아내는 독도 100분의 1이 될까.." 누군가 문득 생각했다. "모든 생물의 미래를 지켜야 한다."


기생수란 결국, 만물의 영장이랍시고 환경을 짓밟고 파괴를 일삼는 인간에 대해 지구가 선물(?)한 청소 도구 아니었을까. 지구 전체를 하나의 생명체(가이아)로 본다면 기생수는 그 적대감을 상징적으로 표현한 존재일 것이다. 혹은 인간에 의해 파괴된 모든 생명체들의 원한이 서려있는 원령과도 같은 존재였을 것이다.

만화의 결론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겠다. 그럼 만화 스토리가 너무 뻔하게 들릴 것 같아서.

재미로 읽을 내용과 그림은 아니니, 머리 식힐겸 가볍게 읽을 사람에게는 비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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