끌림

from 감상 2006/05/28 2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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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의 전개는 다소 산만하지만, 중간 중간 삽입돼 있는 사진과 몇몇 짤막한 글귀들이 삽화를 보는 느낌이라서 빠르게 읽을 수 있었던 책이다. 수필과 시와 단편 소설이 혼재돼 있어 '산문집'이란 이름을 달고 있나 보다. 내용은 작가가 50개국의 200여 도시를 여행하며 느꼈던 생각들을 글로 옮겨놓은 것이다.

책을 덮으며 들었던 생각은 지난 10년간 세계 곳곳을 돌아다니며 여행을 하는 작가가 결코 자유로워 보이진 않는다는 것이었다. 흔히들 여행은 현재의 구속이나 답답함을 탈피하기 위해 떠나는 것으로 생각하기 쉽지만, 막상 여행은 갖고 있던 것들을 더 생각나게 하고 손에 움켜쥐게 한다. 단지 숨통을 틔울 여유가 필요했던 것이다. 여행지는 말 그대로 여행지다. 그곳에는 내가 소유한 것이 아무것도 없다. 그곳에서의 삶이 내 삶도 아니다. 나는 그저 관망 자일 뿐이다. 여행의 목적은 내가 현재 갖고 있는 고정되고 편협한 시선을 벗어나 새로운 것들을 접하며 새로운 시각을 틔우고자 하는 게 아닐까. 여행지에서 살면 또다시 난 그 삶에 찌들리겠지. 여하튼 작가에 대해 그렇게 느꼈던 이유는 갑자기 '장돌뱅이'가 떠올라서였다. 한곳에 머물러 살고 싶어도 그러지 못하는 장돌뱅이 인생. 좀 옛 표현을 쓰자면 '역마살이 끼었다.'고나 할까. 사람이 한 곳에 정착해 살지 못하는 것은 자유롭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불행한 일이란 생각이다. 여행은 가끔, 가끔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끊임없이 뭔가가 닥치는 일이 인생이고, 그 닥치는 일을 잘 맞이하고, 헤치고 그러다 다시 처음인 듯 끌리고 하는 게 인생의 길이란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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