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리의 기술

from 감상 2006/07/30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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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바라 민토의 '논리의 기술'은 읽기보다는 이해하는데 상당한 시일이 소요됐던 책이었다. 좀처럼 이해하기 어려웠던 이유를 크게 두 가지 꼽을 수 있는데, 이 이유들은 책을 쉽게 읽지 못했던 나 자신에 대한 변명이기도 하다. 첫번째 이유는 글 중간중간 삽입돼 있는 예시들이 너무 일반적이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일반적인 것처럼 예시로 사용되고 있다는 점이다. 아마도 이 책의 타겟이 컨설턴트나 정부의 TF 구성원들이었기 때문일 것이다. 게다가 그러한 예시들은 너무 산발적으로 자주 등장하고 있기에 책의 맥락을 따라가는게 힘이 들었다. 두번째 이유는 '글은 하나의 생각을 중심으로 한 피라미드 형태를 구성하고 있어야 한다'는 바바라 민토의 역설에도 불구하고 주장과 그것을 뒷받침하는 이유들이 너무 멀리 떨어져있기 때문에, 글을 읽다보면 무엇을 말하려는지 잊어버리고 의미없는 예시들 속에서 허덕이게 된다는 점이다. 글의 구성에 있어 완성도는 높을지 모르지만, 독자를 배려한 책은 아니라는 생각이다. 이런 점에서 '카네기 인간관계론'과는 정반대의 기질(?)을 지닌 책이라고 할 수 있을까. 전자가 context에 의미를 둔다면, 후자는 contents에 의미를 두고 있는 듯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바바라 민토의 '논리의 기술'이 논리적 커뮤니케이션의 신화적 바이블로 꼽히고 있는 이유는 피라미드 형태의 글쓰기의 원전이라는 점 때문이다. 인간의 뇌는 약 1000억개의 뉴런이라는 생체세포를 통해 정보처리를 한다. 이 복잡한 네트워크망에서 발산되는 인간의 사고는 정형화되어 있기보다는 불규칙하고 복잡하다. 문제는 이 두서없는 생각을 그대로 글로 옮기다보면 도무지 독자들은 이해할 수 없는 글이 탄생된다는 점이다. 독자들은 모든 글에 대해 주의를 기울이고, 관심을 갖고 읽지는 않는다. 첫문장만 읽고, 심지어는 글의 제목만 보고 버려질 수도 있다. 이 생존경쟁(?)에서 살아남으려면 글을 구성할 때 사람들의 생각 패턴을 배려해야 한다는 것이 바바라 민토의 논지이다. 여기에서 '마법의 숫자 7'과 '위에서 아래로 top down'이라는 중요한 원칙이 등장한다.

사람들은 사물 혹은 글을 인식할 때 개개의 단위로 기억을 하지는 않는다. Gestalt Psychology와 Balance Theory, Cognitive Dissonance Theory에서 보듯 인간의 사고 구조는 어느 정도 일정한 군집을 이루며 전체를 구성하는 경향이 있는 듯하다. 가령, 흩어진 점들 속에서도 원이나 삼각형을 발견해내는 것과 같은 이치라고 할 수 있다. 글은 이렇듯 사람들이 이해하기 쉽도록 하나의 핵심적 메시지를 중심으로 상위 메시지에 대해 하위 메시지가 보완하는 흐름으로 구성되어야 한다. 그리고 이러한 글의 도입부는 S(Situation)-C(Complication)-Q(Question)의 구조를 기본으로 이루어져야 하며 정보를 전달하기보다는 환기시켜야 한다. 또한 이러한 그루핑의 구조는 MECE(Mutually Exclusive and Collectively Exhaustive)라는 조건을 충족시킬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렇게 생각을 정리할 수 있는 도구로 ThinkWise를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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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네기 인간관계론

from 감상 2006/07/23 2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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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렵지 않은 내용이지만, 재미있는 문체는 아니라서 읽는데 꽤 오랜 시간이 걸렸다. 역시 책은 독서실에서 읽어야 정신을 흐트러뜨리지 않고 오래 본다. 책을 사고 읽기 시작한지 한 달이 넘는 동안 반도 읽지 못하다가 오늘 학교 독서실에 가서 세 시간 반만에 나머지 분량을 다 읽었다.

카네기 인간관계론의 핵심은 다른 사람에 대한 관심에서 출발한다.
사람들이 바라고 원하는 것에 대해 지그문트 프로이드는 성적인 욕구와 위대해지고 싶은 욕망이라는 두 가지 동기를 말했다. 미국의 철학자 존 듀이는 이것을 약간 다르게 표현했는데, 인간성의 내부에 존재하는 가장 강렬한 갈망은 '중요한 사람이 되려는 욕망'이라고 말했다. 사람들은 이것을 단순히 바라는 것도 아니고 '갈망'한다. 따라서 인간관계의 시작은 남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해야 한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그렇다고 나에 대한 이해가 중요하지 않다는 것을 말하고 있지는 않다).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에게 비난을 당하거나 모욕을 당하면 흔히 자기 자신에게 집중하게 된다. 자기를 변호하려는 사람도 있을테고, 다른 사람을 원망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 자기 자신을 책망하다가 열등감에 빠질 수도 있다. 사람들은 다른 사람의 의견이 얼마나 합리적인가와는 상관없이 자기에 대한 비난과 비판을 달갑게 여기지 않는다. 링컨은 '남을 심판하지 말라. 그러면 너희도 심판받지 않을 것이다'란 성경의 문구를 인용하며 다른 사람에 대한 비판보다는 칭찬을 사용할 것을 강조했다. 사람들은 그다지 자신에 대한 비판을 합리적으로 받아들이기보다는 감정에 따라, 심지어는 편견에 의해 판단하곤 한다.

내가 흔히 범하는 실수 중의 하나는 다른 사람에게 무언가를 제안하면서, 이 제안의 우수성과 차별성만을 강조하며 나의 입장만을 설명했다는 것이다. 다른 사람들은 내가 얼마나 잘났고, 똑똑한가를 보고 싶어하지 않는다. 그들에게 중요한 것은 그들의 이익이고 자존감이다. 따라서 다른 사람에게 무엇을 제안하려고 할 때나 행동의 변화를 일으키려고 한다면, 무엇보다도 그 사람의 입장에 서 보는 것이 중요하다. 그 사람이 이 제안을 받아들이게 되면 어떤 점이 이득이 될까? 그 사람이 이렇게 행동하면 어떤 점이 좋아질까?를 생각하고 그것을 강조한다면 더 설득적이지 않겠는가.

책에 나왔던 몇 가지의 좋은 말들을 적어놓고 두고두고 봐야겠다.

"성공의 유일한 비결은 다른 사람의 생각을 이해하고, 당신의 입장과 아울러 상대방의 입장에서 사물을 바로볼 줄 아는 능력이다" - 헨리 포드

"먼저 다른 사람의 마음에 열렬한 욕구를 불러일으켜라. 이것을 할 수 있는 사람은 전 세계를 자기 편으로 만들 수 있고, 그렇지 못한 사람은 외로운 길을 걷는다."

"자기 일만 생각하고 있는 사람은 교양 없는 사람이다. 가령 어느 정도 교육을 받았더라도 교양 없는 사람이다" - 니콜라스 머레이 버클러 박사

"사람을 가르칠 때는 가르치지 않는 것처럼 하면서 가르치고, 새로운 사실을 제안할 때는 마치 그 사람이 잊어버렸던 것을 우연히 다시 생각하게 된 것처럼 제안하라." - 알렉산더 포프

"우리는 남을 가르칠 수는 없고 단지 그가 스스로 발견하도록 도와 줄 수 있을 뿐이다." - 갈릴레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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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 리빙스턴 라니드

아들아, 내 말을 듣거라. 나는 네가 잠들어 있는 동안 이야기하고 있단다. 네 조그만 손은 뺨 밑에 끼어 있고 금발의 곱슬머리는 촉촉하게 젖어 있는 이마에 붙어 있구나. 나는 네 방에 혼자 몰래 들아왔단다. 몇 분 전에 서재에서 서류를 읽고 있을 때, 후회의 거센 물결이 나를 덮쳐 왔다. 나는 죄책감을 느끼며 네 잠자리를 찾아왔단다.

내가 생각해 오던 몇 가지 일이 있다. 아들아, 나는 너한테 너무 까다롭게 대해 왔다. 네가 아침에 일어나 얼굴에 물만 찍어바른다고 해서 학교에 가려고 옷을 입고 있는 너를 꾸짖곤 했지. 신발을 깨끗이 닦지 않는다고 너를 비난했고, 물건을 함부로 마룻바닥에 던져 놓는다고 화를 내기도 했었지.

아침식사 때도 나는 또 네 결점을 들춰냈다. 음식을 흘린다거나 잘 씹지도 않고 그냥 삼켜버린다거나, 또 식탁에 팔꿈치를 올리고 버터를 빵에 많이 바른다는 등. 그러나 너는 학교에 들어갈 때 출근하는 나를 뒤돌아보며 손을 흔들며 말했지.

"잘 다녀오세요. 아빠!"

그때도 나는 얼굴을 찌푸리며 대답했지.

"어깨를 펴고 걸어라!"

얘야, 기억하고 있니? 나중에 내가 서재에서 서류를 보고 있을 때 너는 경계의 빛을 띠고 겁먹은 얼굴로 들어왔었잖니? 일을 방해당한 것에 짜증을 내면서 서류에서 눈을 뗀 나는 문 옆에서 망설이고 있는 너를 바라보며 "무슨 일이냐?"하고 퉁명스럽게 말했지. 너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갑작스레 나에게로 달려와 두팔로 내 목을 안고 키스를 했지. 너의 조그만 팔은 하나님이 네 마음 속에 꽃 피운 애정을 담아 나를 꼭 껴안았다. 그리고서 너는 문 밖으로 나가 계단을 쿵쾅거리며 네 방으로 뛰어올라갔다.

내 손에서 서류가 마룻바닥에 떨어지고 말할 수 없는 공포가 나를 사로잡은 것은 바로 그 직후의 일이었단다. 내가 왜 이런 나쁜 버릇을 갖게 되었을까? 잘못만을 찾아내 꾸짖는 버릇을. 그것은 너를 착한 아이로 만들려다 생긴 버릇이란다. 너를 사랑하지 않아 그런 것이 아니라 어린 너한테 너무나 많은 것을 기대한 데서 생긴 잘못이란다. 나는 나의 어린 시절을 바탕으로 너를 재고 있었던 거란다.

그러나 너는 착하고, 따뜻하고, 진솔한 성격을 갖고 있다. 너의 조그만 마음은 넓은 언덕 위를 비치는 새벽빛처럼 한없이 넓단다. 그것은 순간적인 생각으로 내게 달려와 저녁 키스를 하던 네 행동에 잘 나타나 있다. 오늘밤엔 다른 것이 필요 없다. 얘야, 나는 어두운 네 침실에 들어와 무릎을 꿇고 나 자신을 부끄러워하고 있단다.

이것은 작은 속죄에 불과하다. 네가 깨어 있을 때 이야기를 해도 너는 이런 일을 이해하지 못하리라는 것을 나는 잘 알고 있다. 하지만 내일 나는 참다운 아버지가 되겠다. 나는 너와 사이좋게 지내고, 네가 고통을 당할 때 같이 괴로워하고, 네가 웃을 때 나도 웃겠다. 너를 꾸짖는 말이 튀어나오려고 하면 혀를 깨물겠다. 그리고 계속해서 의식적으로 되뇌어야지.

"우리 애는 작은 어린아이에 불과하다"고.

너를 어른처럼 대해 온 것을 부끄럽게 생각한단다. 지금 네가 침대에 쭈그리고 자는 것을 보니 아직 너는 갓난애에 지나지 않았다는 것을 알겠구나. 어제까지 너는 어머니의 어깨에 머리를 기대고 품에 안겨 있었지. 내가 너무나 많은 것을 너한테 요구해 왔구나. 너무나도 많은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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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개 사람들을 다루는 경우 상대를 논리의 동물이라고 생각하면 안 된다. 상대는 감정의 동물이고 심지어 편견에 가득 차 있으며 자존심과 허영심에 의해 행동한다는 것을 명심하지 않으면 안 된다.

- 카네기 인간관계론 中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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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혼자만의 시간을 누려본 기억이 있는가? 혼자서 여행을 가본 적이 있는가.
스스로 고독한 여행자가 되어보자. 한밤중, 덜컹거리며 달리는 기차에 앉아 창밖으로 스쳐 지나가는 불빛을 바라보자. 고독은 생각을 풍성하게 키우고, 그 차원을 높여준다.
많은 생각이 부담스러운가? 생각이 많은 것은 좋은 일이다. 그것을 조용히 음미할 때 우리의 영혼은 성장한다.

우리는 다른 이들과 함께 있을 때 맡은 배역을 충실하게 연기한다. 늘 정해진 각본대로 따라하는 훈련이 자신의 진정한 모습을 잃어버리게 한다. 당연히 스스로 솔직하게 대면하지 못하는 사람이 생긴다.

혼자인 사람은 가장 자유로운 사람이다. 그러나 사람들은 자신의 배역에 익숙해져 있는 터라 이런 자유를 마주하게 되면 오히려 충격에 빠진다. 그래서 상당수의 사람이 '혼자'라는 사실을 참을 수 없어 한다. 혼자는 곧 외로움이요, 공허라고 단정 짓는다.

하지만, 사람은 모두 자신의 길을 당당히 걸어가야 한다.
우리는 이 세상에 올 때 혼자였다. 갈 때도 동반자가 있을 리 없다."

오래간만에 가슴 훈훈해지는 책을 읽은 듯하다. 버스 안에서 책을 읽으며 밀려오는 감동에 닭살이 찌릿찌릿 돋았다. 49가지. 많지 않은 가짓수지만 흔히 잊고 살았던 것들. 하나하나 실천하다 보면 아름다워진 나를 발견할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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끌림

from 감상 2006/05/28 2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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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의 전개는 다소 산만하지만, 중간 중간 삽입돼 있는 사진과 몇몇 짤막한 글귀들이 삽화를 보는 느낌이라서 빠르게 읽을 수 있었던 책이다. 수필과 시와 단편 소설이 혼재돼 있어 '산문집'이란 이름을 달고 있나 보다. 내용은 작가가 50개국의 200여 도시를 여행하며 느꼈던 생각들을 글로 옮겨놓은 것이다.

책을 덮으며 들었던 생각은 지난 10년간 세계 곳곳을 돌아다니며 여행을 하는 작가가 결코 자유로워 보이진 않는다는 것이었다. 흔히들 여행은 현재의 구속이나 답답함을 탈피하기 위해 떠나는 것으로 생각하기 쉽지만, 막상 여행은 갖고 있던 것들을 더 생각나게 하고 손에 움켜쥐게 한다. 단지 숨통을 틔울 여유가 필요했던 것이다. 여행지는 말 그대로 여행지다. 그곳에는 내가 소유한 것이 아무것도 없다. 그곳에서의 삶이 내 삶도 아니다. 나는 그저 관망 자일 뿐이다. 여행의 목적은 내가 현재 갖고 있는 고정되고 편협한 시선을 벗어나 새로운 것들을 접하며 새로운 시각을 틔우고자 하는 게 아닐까. 여행지에서 살면 또다시 난 그 삶에 찌들리겠지. 여하튼 작가에 대해 그렇게 느꼈던 이유는 갑자기 '장돌뱅이'가 떠올라서였다. 한곳에 머물러 살고 싶어도 그러지 못하는 장돌뱅이 인생. 좀 옛 표현을 쓰자면 '역마살이 끼었다.'고나 할까. 사람이 한 곳에 정착해 살지 못하는 것은 자유롭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불행한 일이란 생각이다. 여행은 가끔, 가끔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끊임없이 뭔가가 닥치는 일이 인생이고, 그 닥치는 일을 잘 맞이하고, 헤치고 그러다 다시 처음인 듯 끌리고 하는 게 인생의 길이란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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